세월 / 이명희
그대만큼 정직한 회초리로 아랫도리 매섭게 후려쳐
무릅꿇게 한 이 없으며
부끄러운 옷 깃 여미게 한 이 또한 없습니다
수많은 나날 한없이 슬픈 사랑의 출혈에
가시돋힌 가슴은 질긴 고뇌 속에서
고독으로 불을 켜는
조용한 평화 갈망하며
원색의 아픔으로 다시 피는
그 기다림의 먼길을 걷습니다
돌아서면 어느새 그리움으로 적시는 애환들이
가슴에 큰 아픔되지 않도록 나를 위해
성숙된 기쁨이 되라고 두 손을 모으라 합니다
애처러워 글썽이는 그대의 눈빛 피해가며
혼자서 신열을 앓던 생채기들이
어둠의 심연에서 물빛의 영혼을 건져 올립니다
반항이 참 길었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