날씨가 추워 아들의 만류도 뿌리치고 이것저것 찬거리를 챙겨 시장으로 나왔지만 날씨 탓인지 좀 한산했다.
그 때 첫 손님이 와서 무릎을 꿇고 이것저것 흥정을 한다.
난 지금까지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면서 무릎을 꿇고 물건을 흥정하는 손님은 처음이다.
아마도 교양이 있어 보인다.
어느 곳을 물어보는데 가르쳐 주면서 왜 가느냐고 물으니 사진을 찍으러 간단다.
사진은 사진관에 가서 찍으면 되는데 거길 가서 찍는다니 교양은 있어 보여도 좀 이산한 것 같다.
어떻든 한 가지 흥정은 끝나고...
다른 것도 물어본다.
더 살려나 보다.
기분이 좋다.
더 많이 사기를 바라면서 대답해 줬다.
물어보는 것을 보면 아마도 살림을 참 잘 하는 것 처럼 보인다.
흥정이 끝나고 계산을 한다.
물건값을 전직하게 주고 받으면 되는데...
일단 만 원 짜리를 받고...
왜 거스름 돈을 안 받느냐고 하면서 거스름 돈을 줬다.
기분이 좀 안 좋았다.
마치 이 늙은이를 동정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.
그랬더니 교양이 있어 보이는 이 손님이 미안한지 웃으면서 자기가 산 물건을 챙겼다.
그 손님이 뒤돌아서는 순간 지병인 옆구리가 땡긴다.
기분나쁜 생각이 든다.
아무렴 어떠랴 곧 떠날텐데...좀 참자
그 손님이 다시 돌아서서 걱정스러워 묻는다.
그러나 속은 아프지만 참고 웃는 낯으로 괜찮다고 대답했다.
손님 모두가 저렇게 교양있어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
그 속은 몰라도...
날씨는 엄청 쌀쌀하지만 그리고 많이 팔지는 못했지만
오늘은 참 기분 좋은 날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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